안철수 합당 결렬 선언 뒤 움직이는 김동연…제3지대서 만나나

입력 2021-08-17 16:35

김동연 전 부총리가 17일 자신이 설립한 사단법인 이사장과 대학 석좌교수 자리를 동시에 내려놨다고 밝혔다.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에 전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공식 선언한 지 하루 만에 김 전 부총리가 호응하듯 ‘액션’에 들어간 것이다. 거대 양당과 선을 긋는 두 사람이 제3지대에서 손잡고 세력화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이사장직과 한국방송통신대 석좌교수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제 신상에 변동이 생겼다”며 “앞으로 제 행보를 감안할 때 직을 계속 맡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정리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 측 관계자는 “대권 행보가 맞다”며 “본격적으로 (행보를) 하기 전 기존에 하던 일을 내려놓는 게 순리라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르면 이달 안에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정당에 합류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달 19일 책 ‘대한민국 금기 깨기’ 출간을 기점으로 사실상 대권을 겨냥한 행보를 보여 오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거듭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정치세력 교체’를 강조하며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고리로 한 새로운 정치세력 구축 계획을 밝혀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부총리와 안 대표가 연대해 제3지대 판을 키우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 측은 “국기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는 게 김 전 부총리의 기본 방침”이라고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안 대표가 어제(16일)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이번 주 중 적극적으로 (김 전 부총리와)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도 전날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어떤 분이든 만나서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며 김 전 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지호일 강보현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