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중소형 OLED에 3.3조 투자…삼성과 아이폰 화면 쟁탈전 본격화

입력 2021-08-17 15:18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공략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 탑재를 위한 것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중소형 OLED 생산 능력 확보를 위해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투자는 2024년 3월까지 마무리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파주 사업장의 중소형 OLED 생산 능력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애플과 충분한 교감이 이뤄지고 나서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부품 협력 업체를 선정할 때 복수로 하는 ‘멀티벤더’ 전략을 펴고 있는데, 유독 OLED 디스플레이에서만은 그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형 OLED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의 경우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맥스 등 주요 제품은 대부분 삼성디스플레이가 납품하고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 일부 물량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2년간 삼성디스플레이에 해마다 조단위의 위약금을 물기도 했다. 약속한 물량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로서는 단가를 낯추기 위해서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다른 업체가 성장하는 게 도움이 된다. TV용 대형 OLED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중소형 OLED로 영역 확대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애플과 이해관계가 맞다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도 OLED 패널을 사용할 계획이어서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외연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10월 퀀텀닷(QD) OLED 개발을 위해 202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QD OLED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신사업으로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고객사의 TV에 탑재될 QD OLED를 4분기 중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삼성전자가 QD OLED 기반의 TV 신제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