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학 첫날부터 교육부의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이 한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먹통’ 사태가 빚어지면서 일선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이 혼선을 빚었다. 이 앱은 1학기 개학 첫날이었던 지난 3월에도 말썽을 일으켰는데 비슷한 사태가 되풀이된 셈이다. 최근에는 해킹 사고도 발생해 외부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중·고등학교의 2학기 개학을 맞은 17일 전국 각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자가진단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불편을 호소한 학부모들의 글이 쏟아져 나왔다. “로그인이 안 된다. 나만 그런 건가” “비밀번호가 눌러지지 않는다” “앱을 재설치해도 먹통이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등교 전 학생들에게 이 앱을 활용해 발열, 기침 등 증상이 있는지 건강상태를 체크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1학기 개학 첫날에 이어 2학기에도 앱에 오류가 발생했다. 오전 8~9시 이용자가 몰리면서 심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먹통 현상은 오전 9시가 지나면서 점차 해소됐다.
학부모들은 각자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 지역의 한 학부모는 “저희 학교는 자가진단 체크를 안 하면 아이들에게 남아서 청소를 더 시키기 때문에 담임교사에게 연락했다”고 했다. 다른 지역 학부모는 “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최하점인 별 1개(별 5개 만점)를 준 리뷰들이 올라왔다. “(앱을) 삭제한 뒤 다운조차 안 된다” “잘 좀 만들자” “탁상행정 그만하라” “별 하나 주기도 아깝다” 등의 비판적인 리뷰가 쇄도했다.
이에 일부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개별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자가진단 앱에 오류가 있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먹통 현상이 일어날 확률이 적은 이른 아침시간대에 자가진단 체크를 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자가진단 앱은 지난달 해킹 사고로 푸시알림이 무작위로 발송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자가진단 앱에는 개발비 4억500만원, 인프라 운영비 35억원 등 약 4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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