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황교익 논란’에…여야 대선주자들 “보은인사” 총공세

입력 2021-08-17 00:15

이재명 경기지사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경기도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한 것을 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대선주자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17일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회에서 황씨의 사장 내정 문제를 두고 난타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16일 “경기관광공사 명칭을 경기맛집공사로 바꾸라”며 비꼬았다. 이 전 대표 캠프 김효은 대변인은 “맛집 소개가 관광 전문성이라는 억지는 관광 전문가들을 모욕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이 지사 캠프 선임 대변인인 박성준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맛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인문학적 소양,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캠프 대변인인 현근택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대부분 광고인 맛집 소개 속에서 맛집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옹호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전문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며 “경기도는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맛집 소개가 관광 전문성이라는 억지는 우리나라 관광전문가들을 모욕하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지사는 정책발표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씨 내정과 관련해 야당 후보들의 지적이 있는데 생각을 물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며 자리를 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가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김기흥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지사는 쓸 수 있는 ‘지사 찬스’를 알차게 썼을 뿐”이라며 “이 지사에게 황씨는 얼마나 고마운 분이겠냐”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황씨가 엄호했던 것을 두고 “연봉 1억4500만원의 임기 3년 자리를 이 지사 자신의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확실히 보답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전날 페이스북에 “형수에 욕설한 것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람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김어준씨가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될 자격도 충분하겠다”고 일갈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