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토론을 못해서 피하는 게 아니다”

입력 2021-08-16 11:03 수정 2021-08-16 12:42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민캠프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던 중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이 최근 불거진 ‘토론회 논란’에 대해 “어차피 8월 말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토론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해야 된다”며 “거기에서 충분히 국민께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1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진행자가 ‘토론을 못해서 피하는 게 아니란 말씀이냐’고 묻자 김 대변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는 당내 경선 흥행을 위해 ‘예비후보 토론회’를 기획했다가 윤 전 총장 등 주요 예비후보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당 지도부는 토론회를 ‘정책소견발표회’로 바꿔 진행하자는 중재안을 내놨지만 타협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윤 전 총장 측이 토론회 참여에 부정적인 걸 두고 일부에선 윤 전 총장의 부족한 토론 실력 때문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내놓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경선) 버스 출발 전에 있는 상황에서 각종 토론회나 비전 발표회를 진행한다고 하니까 원칙에 관한 문제에서 여러 얘기가 나온다”며 “캠프 차원에선 원칙에 관한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모든) 후보 등록이 다 이뤄지고 나서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당의 일정에 따르겠다라는 얘기도 수차례 드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 등록 등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 일정을 진행하는 게 부적절한 데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달리 경준위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차원의 기구일 뿐이라 선거 일정을 진행하는 게 월권이란 얘기다.

진행자가 ‘다른 후보들은 윤 전 총장이 토론회가 두려워 피한다고 비판한다’고 지적하자 김 대변인은 “토론이라는 건 결국 현재 앞서 가는 주자를 향해 후발 주자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서 주장하는, 늘 과거에 있어 왔던 일”이라며 “근거 없는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유승민 후보도 토론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2017년 대선에서) 그 토론이 얼마나 득표에 도움이 됐는지도 한 번쯤 복기해 볼 일”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