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 코앞인데, 임상 대상자가 없다…국산 백신 발동동

입력 2021-08-16 05:00 수정 2021-08-16 05:00
코로나19 백신 그래픽. 국민일보DB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본격 진행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임상의 어려움을 난관으로 들고 있다. 보건당국에서도 비교임상 가이드라인 등을 도입하며 ‘백신 국산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사 중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임상시험에 진입한 기업은 총 7곳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지난 10일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국내에서 개발된 백신 후보로는 최초로 임상 3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외에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임상 1상 혹은 2상 단계에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상용화가 늦어지는 이유로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기 어려움을 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백신들 중 최초로 임상 3상에 진입했으나, 임상3상은 대조백신과 비교해 효능을 입증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자사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면역원성을 비교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IVI)도 최근 다국가 임상3상 공동분석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3개 기관은 신속한 결과 도출을 위해 임상3상 시험 검체의 중화항체 분석을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임상 참여자를 구하기 어려운 탓에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기도 한다. 글로벌 임상 2·3상을 승인받은 제넥신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임상을 앞두고 있다. 제넥신은 인도네시아에서 5000명, 다른 국가에서 5000명을 모집해 총 1만명을 대상으로 다국가 임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미 올해 초 제넥신 백신 1000만도스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업체들 간의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 등 3개 기업이 주축이 돼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원료와 백신 제조, 신약개발 등 각 분야에서 협력해 mRNA 코로나19 백신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다는 목표다.

이외에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CDMO 업체인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항원을 활용한 차세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중점을 둔다는 목표다.

보건당국도 코로나19 백신 국산화를 위해 제도를 마련하며 지원을 더할 전망이다. 식약처는 지난 9일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특별법’을 제정·공포해 신속한 허가·심사와 긴급사용승인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한해 기존 허가 백신과 시험 백신을 견줄 수 있는 ‘비교임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