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남 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중국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맹비난하며 북·중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이 대사는 한·미 연합훈련 사전 훈련이 시작된 지난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내놓은 담화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15일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이 대사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을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약적인 표현”이라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훈련 규모와 방식이 어떠하든 한·미 연합훈련은 전쟁 리허설이자 핵 전쟁의 예행 연습”이라며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침략적 성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의 지난 10일 담화 내용과 똑같다.
김 부부장 담화 이후 북한은 대남 협박도 이어갔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담화를 발표하고 “남조선 당국은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한·미 연합훈련은 순전히 방어적 성격이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었다.
이 대사는 인터뷰에서 “미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아닌 힘으로 북한 체제를 전복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해 보인다”며 “미국의 한층 강화된 군사적 위협을 분쇄하는 절대적 억제력을 더욱 빠르게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 주장도 반복해서 했다. 이 대사는 “한반도 평화를 이루려면 미국은 남조선에 배치된 침략 병력과 전쟁 장비부터 철수해야 한다”며 “남조선에 미군이 주둔하는 한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화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을 북·중 양국의 공동 위협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