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광복절인 15일 순국선열 묘역을 참배하며 ‘튼튼하고 강한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방문해 백범 김구 선생 묘역과 선열들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 윤봉길 의사 등이 묻힌 삼의사 묘역 등을 차례로 참배했다. 윤 전 총장은 순국선열유족회 관계자가 ‘순국선열 추모제에 국가가 무관심하다’고 하자 “집안으로 얘기하면 졸지에 돈만 많이 번 집안”이라며 “가문의 역사나 문화, 이런걸 하나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집안처럼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열사 앞에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조우하기도 했다. 손 전 대표가 “국민 통합을 위해 애써달라”고 하자 윤 전 총장은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엄혹한 시절에 희생과 헌신으로 국권을 되찾아 자유대한민국이 독립되는데 애쓰신 순국선열과 애국선열 위패와 시신을 모신 곳을 참배했다”며 “이분들의 뜻을 받들어 더욱 튼튼하고 강한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페이스북에서는 문재인정부를 겨냥하며 ‘공정과 상식에 기초한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그는 “무너진 공정과 상식, 약자를 외면하는 이념 중심 정책, 국민의 삶보다 우선하는 진영 논리가 국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상식에서 다시 출발하겠다”며 “국민 개개인의 꿈을 멀게 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도 이날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순국선열들을 추모했다. 최 전 원장은 “힘든 시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셨던 순국선열들과 독립지사들의 발자취를 보며 대한민국의 번영이 그 분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걸 깊이 마음에 새겼다”며 “그분들에 대한 상당한 예우와 필요하고 국민 모두가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광복 76주년이 지났는데 한·일관계가 아직도 과거에 발목이 잡혀 미래로 나가지 못하는 게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당국의 진정한 반성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계속 과거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며 “김대중-오붙이 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갈 때 진정한 극일의 길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페이스북 글에서도 공동선언과 관련해 “일본의 오부치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김대중 대통령은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기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 즉시 일본 정부와 대화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