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측에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간의 통화 내용 유출을 두고 “실무진의 실수”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야권 내에서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녹취파일은 존재하지 않다”며 녹취록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해명에 대해 “국민을 바보로 아는 거죠”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4일에도 “이준석이 윤석열과의 통화를 몰래 녹음해 기자들에게 돌렸다는 소문이 떠도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라며 “ 이건 기본적인 인간적 신뢰에 관한 문제. 무슨 의도로 저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라고 지적했다.
전여옥 전 국회의원도 “정권교체에 목마른 국민들을 바보 취급한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어느 당 실무자가 실수로 한 당대표와 대선후보 전화 녹음을 실수로 풀어내고 실수로 유출하고 기자들에게 실수로 쫙 뿌릴 수 있는가”라며 “당 실무진을 억울한 희생양으로 삼을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눈이 퀭해 정권교체에 목숨 걸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다 잡은 물고기’라고 본 것”이라며 “어디서 이렇게 더럽게 정치를 배웠나. 절대 배워서는 안 될 것만 골라서 배웠다. 이준석 정치의 실체는 무엇인가. 김종인 짝퉁정치? 국민 뒤통수치기? 저렴한 뒷담화 정치였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이준석이 2030의 지지를 배신했다는 것”이라며 “그들의 고통과 분노를 반듯한 청년정치의 자양분으로 삼기는커녕 야바위정치의 판돈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어 “그를 지지한 사람의 등에 칼을 꽂는 정치, 자기를 낳은 어미의 배를 가르고 나오는 살모사 정치”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지난 12일 이뤄진 통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가 일부러 녹음을 한 것은 아니고 사용하는 휴대폰에 자동녹음기능이 있어서 녹음된 것”이라며 “실무진이 녹취를 풀었는데 이것이 실수로 밖으로 흘러나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는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윤 후보와 나눈 대화는 60여명 이상의 언론인들로부터 구체적 내용에 대한 집중 취재가 들어왔다”면서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됐다. 이런 구두로 전달된 부분이 정리돼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녹취파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