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 어르신들이 많이 계셔서 혼잡합니다. 건너편 영풍문고에서 책 구매해주세요”
교보문고 관계자의 말이 아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들은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몇몇 시민들이 광화문광장 옆의 교보문고로 간다고 하자 경찰들은 건너편을 가리키며 다른 서점 이용을 권유했다. 발길을 돌린 한 60대 남성은 “내 마음대로 책도 못 사나”라며 불평하기도 했다. 교보문고 측과 협의가 된 내용인지 묻자 현장의 경찰들은 답변하지 않았다. 관할 종로경찰서에도 문의했지만, 해당 사항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교보문고 관계자 측은 “재차 인근의 경찰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런 말은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통제는 광화문광장 인근뿐 아니라 탑골공원까지 이어져 있었다. 탑골공원 앞에서 한 50대 남성은 “여기가 공산당이야? 집회한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길을 막냐고”라며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1인 시위를 진행하던 60대 남성은 다른 시민과 대화를 하려고 하다가 2명 이상이 대화하면 안 된다며 경찰로부터 제지받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지난 14일에 이어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1인 걷기대회’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차단을 위해 186개 부대 경력과 420대가량을 차량을 동원해 서울 전역에 배치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s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