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광화문 통제 “교보문고 대신 영풍문고 부탁”

입력 2021-08-15 14:11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들이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사거리 방면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들이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사거리 방면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교보문고에 어르신들이 많이 계셔서 혼잡합니다. 건너편 영풍문고에서 책 구매해주세요”
교보문고 관계자의 말이 아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들은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몇몇 시민들이 광화문광장 옆의 교보문고로 간다고 하자 경찰들은 건너편을 가리키며 다른 서점 이용을 권유했다. 발길을 돌린 한 60대 남성은 “내 마음대로 책도 못 사나”라며 불평하기도 했다. 교보문고 측과 협의가 된 내용인지 묻자 현장의 경찰들은 답변하지 않았다. 관할 종로경찰서에도 문의했지만, 해당 사항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교보문고 관계자 측은 “재차 인근의 경찰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런 말은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들이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사거리 방면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들이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사거리 방면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의 통제는 광화문광장 인근뿐 아니라 탑골공원까지 이어져 있었다. 탑골공원 앞에서 한 50대 남성은 “여기가 공산당이야? 집회한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길을 막냐고”라며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1인 시위를 진행하던 60대 남성은 다른 시민과 대화를 하려고 하다가 2명 이상이 대화하면 안 된다며 경찰로부터 제지받는 모습도 보였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1인 시위자의 선글라스에 통제하고 있는 경찰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한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지난 14일에 이어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1인 걷기대회’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차단을 위해 186개 부대 경력과 420대가량을 차량을 동원해 서울 전역에 배치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차벽이 설치돼 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 도심 집회에 의한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출입구를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들이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s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