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한테 코인 투자 부탁한 학원장…돈 잃자 흉기 협박

입력 2021-08-14 11:00
뉴시스

10대 학생에게 가상화폐 투자를 부탁한 뒤, 손실이 나자 흉기로 협박한 학원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2단독 최상수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48)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자신의 강의를 수강하던 학생 B군에게 2000만 원의 비트코인 투자를 부탁한 뒤 손실이 나자 흉기로 협박,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학원 경영난을 겪던 중 수강생 B군의 비트코인 수익 사실을 듣게 됐고, 자신도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B군에게 비트코인 투자를 부탁했다. 그는 “이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괜찮다”며 B군에게 2000만 원을 건넸다.

그러나 이후 2018년쯤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B군은 A씨 돈 중 상당한 금액을 손해 본 것으로 전해졌다. 화가 난 A씨는 B군에게 욕설을 하거나 학원으로 불러내 흉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손실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B군의 학교 교실까지 찾아가 밖으로 불러낸 뒤 “고소하기를 원하느냐”며 겁을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죄책이 무거운 데다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협박 정도가 심해질 때 즈음 피고인 경제 사정이 매우 좋지 않았던 점이나 잘못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전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