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유전자 있어 괴물될 것” 두 자녀 살해한 美 남성

입력 2021-08-14 10:54
매튜 테일러 콜먼 SNS 캡처

미국에서 음모론에 빠진 40대 남성이 “뱀 유전자가 있어 괴물이 될 것 같다”는 이유로 자신의 두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서 서핑 강사로 활동하는 매튜 테일러 콜먼(40)이 멕시코 로사리토에서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연방수사국(FBI) 조사 과정에서 “2살 아들과 생후 10개월 된 딸을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지난 7일 콜먼은 로사리토의 한 호텔에 두 자녀와 함께 머물렀다. 콜먼은 이틀 뒤인 9일 새벽 홀로 호텔을 나섰으며, 이 모습은 호텔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콜먼의 아내 애비는 7일 경찰에 “남편과 아이들이 사라졌다”며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서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았고 연락도 안 될 거라고 했다”고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애비는 진술서에 “당시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남편과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부부 싸움을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나의 아이폰 찾기’ 기능을 사용해 콜먼의 위치를 추적했다. 그 결과 8일 콜먼의 위치는 멕시코 로사리토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9일에는 미국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를 잇는 샌이시드로 국경 검문소 근처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9일 오전 호텔에서 약 28㎞ 떨어진 곳에서 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범행에는 작살총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살총은 주로 수중 사냥에 쓰이는 도구다.

콜먼은 FBI에 “아이들이 커서 괴물이 될 것 같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큐아논과 일루미나티의 음모론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며 “아내가 뱀의 유전자를 갖고 있어 그것을 아이들에게 물려줬다는 신호를 받았다. 괴물들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아논은 미국의 극우 음모론 단체로 알려졌다. 일루미나티는 비밀사회가 세계를 통제한다고 주장하는 음모론 조직이다.

한다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