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코로나19 ‘최대’…CDC 자문위 ‘부스터 샷’ 권고

입력 2021-08-14 08:48
뉴시스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미국을 휩쓸면서 이 나라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만5000여명으로 상승했다. 미국 식품의약품국 승인에 이어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문기구도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추가접종, 부스터 샷을 권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각으로 12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2만5894명으로 13일 집계했다. 이는 2주 전보다 76% 증가한 것이자, 올해 2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또 6월 말 이후 10배로 불었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80% 늘어난 7만1540명, 하루 사망자는 92% 증가한 616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체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남부의 주(州)들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례로 미시시피주에서는 7월 초 하루 확진자가 채 200명이 안 됐지만 지금은 하루 2000명이 넘는다.

이곳에선 또 입원 환자도 급증하는 중이다. CNN은 미 보건복지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앨라배마·아칸소·플로리다·조지아·루이지애나·미시시피·네바다·텍사스 등 8개 주에서 나온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전국 환자의 51%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8개 주의 인구 비중은 약 24%에 불과하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은 플로리다·텍사스주(州) 2곳이 전국 입원 환자의 거의 4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미시시피주는 12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작 뒤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최대치로 올라섰다고 밝혔고, 여기에 플로리다주를 합친 3개 주에선 총 중환자실(ICU)의 거의 절반이 코로나19 환자로 채워지고 있다.

CNN은 또 최근 1주일 새 미 전역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하루 2500명 이상씩 추가됐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약 한 달 뒤엔 올해 1월 코로나19 대확산 때의 입원 환자 기록을 경신할 태세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과거 대유행 때와 달리 젊은 환자들이 입원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재확산의 차이점이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70대 이상 고령 환자의 비중의 4분의 1 정도로 줄어든 반면 30·40대를 포함한 젊은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미주리주의 한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플로리다주 브러바드카운티는 최근 비상상황이 아닐 때, 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갈 때 구급차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긴급 호소문을 냈고, 테네시주 갤러튼의 섬너 지역의료센터는 페이스북에 병상이 바닥 났다고 밝혔다.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연례 음악 축제인 ‘프렌치 쿼터 페스티벌’은 결국 취소됐다. 지난해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던 이 행사는 올해 봄에서 9월 말로 일정을 옮겨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이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두 해 연속으로 무산됐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상대로 백신 3차 접종을 허용한 데 이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회의를 열고 표결을 통해 이런 권고안을 내놓자 몇 시간 만에 이를 승인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미 식품의약국(FDA)의 결정을 따르는 이번 CDC의 공식 권고는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이가 백신 접종으로 최대한의 보호를 받도록 하는 데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사람, 인체면역결핍(HIV) 바이러스 감염자,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면역 체계를 약화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 등이 이번 권고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그러나 “현재로서 CDC는 다른 사람에게는 (백신의) 추가 접종, 또는 부스터샷(면역력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 백신)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은 전날 밤 화이자 또는 모더나의 백신을 2회 접종하고도 면역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듯한 일부 환자들은 3회째 접종을 해도 된다는 긴급사용 승인(EUA)을 내렸다. 다만 FDA는 1회 접종으로 충분한 얀센 백신을 맞은 고위험군의 부스터 샷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