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상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중사가 2차 가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를 입은 여중사는 자신의 부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피해 해군 여군 A중사와 유가족이 나눈 문자를 공개했다.
A중사는 지난 3일 부모에게 보낸 문자에서 “(가해자가) 일해야 하는데 자꾸 배제하고 그래서 우선 오늘 그냥 부대에 신고하려고 전화했다”며 “제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성폭력 가해자는 사과하겠다며 A중사를 불러 낸 자리에서도 술을 따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중사가 술을 따르지 않겠다고 하자 ‘술을 따라주지 않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을 것’이라는 등 악담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가족은) 자랑스러운 해군으로서 11년간 국가에 충성한 대가가 고작 성추행과 은폐였냐며 분통을 터뜨렸다”며 “이 사건을 크게 공론화해 다시는 딸과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또 “군의 고질적인 은폐문화를 뜯어고치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며 “사실상 문 정부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5월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세 달째 되는 날”이라며 “바뀔 기회를 줬는데도 똑같은 사고를 낸 무능한 국방부 장관은 즉각 경질돼야 한다. (대통령도)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A중사는 9일 상관에게 당한 성추행 피해를 신고했다. 이후 3일 만인 지난 12일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5월 27일 민간 식당에서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다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