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장 내정’ 황교익, 전문성 논란에…“공정히 평가받겠다”

입력 2021-08-13 17:13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왼쪽)씨와 이재명 경기지사. 황교익TV 캡처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를 둘러싼 ‘전문성 논란’이 거세다. 경기도 관광 산업 육성과 사업 기획, 조직 관리 등에 경험이 없는 황씨가 경기관광공사라는 조직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황씨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심사위원들이 (자질과 자격을) 검증했을 것”이라며 “남은 청문회 절차를 통해 공정하게 평가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3배수 후보 중 황교익 낙점

경기도는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가 황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사장 선임은 경기관광공사가 1차 서류 심사와 2차 면접 심사를 통해 3배수의 후보를 추천하면 그중 한 명을 도지사가 내정한다. 이후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도지사가 최종 임명하는 구조다.

경기관광공사는 사장 채용 심사 기준으로 ▲경영·경제 분야의 전문적 지식 및 경험 ▲대규모 조직의 경영 경험 및 능력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소양 ▲리더십, 윤리관, 인품 등을 들었다. 공기업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이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국민일보DB

하지만 황씨는 농민신문 기자 출신으로, 음식과 식문화에 관한 글을 주로 쓰고 방송 출연을 해왔다. 대규모 조직의 관리나 사업 기획·추진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역대 사장 프로필 보니…8명 중 7명 고위공무원 · 전문 CEO 출신

그동안 경기관광공사 역대 사장 대부분은 고위공무원이나 전문CEO 출신이 해왔다. 2002년 5월 경기관광공사 설립과 함께 취임한 김종민 초대사장은 행정고시(11회)를 거쳐 문화체육부 차관 등을 지낸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3대 임병수 사장은 문화관광부 차관보, 로스앤젤레스문화원장, 국립중앙도서관장 등을 역임했다.

5대 황준기 사장은 행정자치부 재정세제실장,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비서관, 여성부 차관 등을 거쳤다. 6대 홍승표 사장도 경기도 문화정책과장, 총무과장, 경기 용인시 부시장 등을 지냈다.

전문 CEO 경험이 있는 이들도 많았다. 2대 신현태 사장은 오랜 기간 개인사업체를 운영했다. 4대 김명수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부사장을 역임했다. 8대 유동규 사장의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개발 전략과 기획을 총괄하는 기획본부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다. 2018년 2월 취임한 7대 이선명 사장은 SBS 기자 출신으로 30여년간 방송언론인으로 지냈다. 전임 남경필 지사가 임명했던 그는 이 지사가 취임하자 2년 6개월 임기를 남기고 사퇴했다.

황교익, “공정하게 평가받겠다”

이처럼 전문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황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전문성에 대해) 토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차 서류 심사와 2차 면접 심사 과정에서 자신의 전문성과 자질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자기소개서 등을 써서 제출했고, 7명 정도의 인사추천위원들 앞에서 면접도 봤다”며 “(심사 결과에 대해) 후보자가 가타부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검토할 것”이라며 “인사 시스템에 의해 공정하게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도의회가 진행하는 인사청문회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황씨가 남은 검증 절차를 거쳐 사장에 임명될 경우 받게 될 연봉은 대략 1억4500만원으로 추산된다. 13일 행정안전부 클린아이(지방공기업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된 2020년 기준 경기관광공사 사장 연봉은 기본급과 수당 등을 모두 합쳐 1억4522만원이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