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재생상(장관)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하지만 그가 코로나19 대책을 관장하는 장관이라는 점에서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은 13일 오전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이 태평양전쟁 패전일을 이틀 앞두고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해 본전에서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이 출범한 이후 현직 각료가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에 ‘중의원 의원 니시무라 야스토시’라고 적은 공물인 ‘다마구시’(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를 사비로 봉납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참배 직후 “조용한 형태로 참배했다”며 “희생된 영령의 안녕을 기도하며 일본이 전후 걸어온 평화 국가의 길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장관은 왜 돌아다니냐”… ‘내로남불’ 분노
하지만 연일 일본 내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는 행보가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 주무장관이다.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후 8시 집계 기준 1만8889명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다다. 4989명의 확진자가 쏟아진 도쿄도에서는 ‘제어 불능’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9일부터는 ‘오봉야스미’라고 불리는 연휴까지 시작된 상황이다. 오봉은 한국의 추석처럼 귀성해 가족 간 만나 성묘하는 일본의 명절이다. 전국 각지의 이동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오봉 연휴지만, 꼭 가족과 집에 머물러 달라(스테이홈)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또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의 트위터 닉네임부터도 ‘니시무라 야스토시 불요불급한 외출자제’다.
일본 국민들은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의 트위터 등에서 “국민들은 자제하라면서 장관은 왜 돌아다니냐”며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코로나19 담당 장관으로 이 사태에서 시비도 못 가리냐”며 “국민은 외출과 성묘도 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