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출소 이재용 “걱정, 비난, 기대 잘 들어…열심히 하겠다”

입력 2021-08-13 10:30 수정 2021-08-13 10:3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수감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경영 활동에 대해 “열심히 하겠다”는 짧은 대답만 했다. 취업제한 이슈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길에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둘러싸고 찬반 여론이 양쪽에서 나오는 것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와 백신 중 어느 것이 우선순위냐”며 향후 경영 활동에 대해 묻는 말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준비된 차에 올랐다.

이는 가석방 신분으로 취업제한 대상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9일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결정하면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를 이유로 들었다. 반도체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삼성 총수인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를 별도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경영 활동에 대한 언급을 할 경우 여론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때문에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반도체, 백신 등 중요한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더라도 외부에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출소 이후 당분간은 회사 주요 현안을 보고 받고 건강을 추스리며 경영 복귀 시점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국민 신뢰 회복 의지를 드러내는 차원에서 17일 예정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