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 접촉 없어도 확진되는데… 18~49세 백신예약 기대 이하

입력 2021-08-12 18:00
12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에 육박했다. 연합뉴스

밀접 접촉 없이도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경우가 상당수인 만큼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아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장 확실한 방어수단 중 하나인 백신 접종 예약률은 만 50세 미만 대상자에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서울의 한 3차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2차 감염 36건을 분석해 최근 대한의학회지에 발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기준에 따르면 이 중 10명은 밀접 접촉자에 해당하지 않았다. CDC는 확진자와 약 1.8m 내의 거리에서 최소 15분간 머무른 이들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한다.

밀접 접촉 없이 확진된 10명 중 2명은 아예 확진자와 대면하지 않았다. 한 명은 확진자 다음 순서로 엑스레이를 촬영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한 명은 확진자가 사용했던 병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감염됐다. 해당 직원은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아 이후 정상 근무를 했다. 다른 8명은 마스크를 낀 채 확진자와 짧게 대화를 나누거나 같은 공간에 머무르기만 했는데도 확진됐다.

일선 현장에서 밀접 접촉 여부를 판별할 때 ‘최소 15분 이상 접촉’ 같은 잣대를 들이대진 않는다. 게다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당시 경직된 기준을 적용했다가 추가 전파를 놓친 뒤로 개별 역학조사관의 현장 판단을 더 큰 폭으로 존중하게 됐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자가격리 범위를 늘리는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연구 기간 밀접 접촉자는 440명이었지만 그보다 접촉의 정도가 덜한 ‘일상 접촉자’는 2198명 나왔다. 김 교수는 “델타형 변이의 등장으로 전파력이 더 강해졌다”며 “밀접 접촉자가 아니어도 확진될 수 있으니 안심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에 대응하려면 백신 접종률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12일 0시 기준 18~49세 백신 접종 대상자 중 사전예약을 마친 이들은 271만2180명으로 나타났다. 생년월일이 9, 0, 1로 끝나는 대상자 중 56.4%만 예약을 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