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여파로 국내선 여행수요가 주춤한 것과 달리 국제선 수요는 더디지만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항공사들은 백신 접종률 증가에 희망을 걸고 연말 해외여행 수요 회복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월부터 주 3회(수·금·일) 일정으로 인천~하와이 노선 정기편 운항 재개 계획을 세웠다. 오는 10월 국토교통부에 노선 운항 허가를 신청하고, 12월에는 주 5일(화·수·금·토·일)로 운항 횟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하와이 정부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10일 간의 의무 격리 조치를 하고 있지만 지정 검사기관에서 실시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격리를 면제해준다. 지정 검사기관은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인하대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연말부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운항 재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부터 18~59세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2차 접종 시기와 항체 형성 기간 등을 고려하면 11월부턴 여행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대한항공의 기대대로 하와이 노선이 재개되면 이는 1년 7개월 만에 하와이 하늘길이 열리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중요한 변수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을까지 이어진다면 국토부가 운항 허가를 해주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8월에 인천~괌 노선을 띄우려고 했던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정기편 운항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인천~괌 노선을 부정기편으로 운항하고, 에어서울은 운항을 보류하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추석 연휴에 맞춰 인천~하와이 노선 부정기편을 2회 운항하려고 했지만 4차 대유행 영향으로 모객이 저조해 일정을 취소했다.
그래도 항공사들은 하반기 여행수요 회복에 다시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 에어서울은 하반기 중 인천~사이판 노선 신규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사이판은 트래블 버블 지역이기 때문에 신혼여행 수요 등을 보고 신규 취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국제선 여객수는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29만3760명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지난 1~12일간 국제선 여객수(12만106명)가 지난달 같은 기간(10만9373명)보다 늘어나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