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12일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 1조4772억원, 영업이익 6011억원, 당기순이익 56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 14%, 21% 감소한 수치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5733억원, 영업이익 1577억원, 당기순이익 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13%, 42%, 당기순이익은 55% 감소했다.
넥슨은 지난해 잇따른 신작 흥행에 힘입어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으나 차차 신작 효과가 줄어들면서 실적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당기순이익 감소의 경우 비트코인 구매에 따른 손실의 영향이 크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 4월 1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는데, 2분기 기준 45억엔의 손해를 봤다.
넥슨은 올 2분기를 차기작 개발을 위한 ‘숨고르기’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바람의나라: 연’ ‘V4’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등 신작의 잇따른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신작 러시를 감행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올해 하반기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 ‘블루 아카이브’ 등의 신규 타이틀을 가동한다. 코스노바 모바일은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이란 애니메이션을 재해석한 게임으로 지난 2월 일본에서 출시한바 있다. 국내엔 오는 19일 출시한다. ‘블루 아카이브’ 또한 일본에서 앞서 출시한 국산 서브컬처 게임이다.
넥슨은 지난 5일 ‘NEXON New Projects: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새 ‘슈퍼 IP’ 10종 이상을 개발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인재를 대거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채용에 들어가며 2022년까지 1000명 이상의 인재들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주요 신작과 서브 브랜드 ‘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 등으로 회사의 중장기적인 비전과 성장 모멘텀도 제시했다.
이중 루트 슈터 장르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 매그넘’은 넥슨의 신규 흥행 모바일 게임 IP로 자리잡은 ‘V4′를 개발한 자회사 넷게임즈의 야심작이다. PC·콘솔 플랫폼을 동시에 지원한다.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 퀄리티 기반 하에 다채로운 스킬, 와이어를 이용한 특수 이동, 호쾌한 전투가 가능한 다양한 총기 등이 특징이다.
또한 넥슨은 3D 액션 RPG로 새롭게 탄생할 던전앤파이터 IP 기반의 PC 온라인게임 ‘프로젝트 오버킬’을 개발 중이다. 넥슨은 2D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각종 한계를 뛰어 넘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독립 법인 출범 후 확대된 리소스를 투입해 개발 중인 데브캣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의 감성에 현 세대에 맞는 깔끔한 시각 효과와 모바일 플랫폼에 특화된 기능을 더할 예정이다.
‘마비노기 영웅전’과 ‘야생의 땅: 듀랑고’ 등을 개발한 이은석 디렉터의 차기작 ‘프로젝트 HP’는 지난 5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알파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이와 함께 넥슨은 신규 서브 브랜드 ‘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를 조성한다. 얼리스테이지 게임들은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정식 출시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초기부터 외부에 공개해 피드백을 수용하고 있다. 넥슨은 기존 경험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기민한 시도에 나설 수 있도록 인디 게임의 얼리엑세스 방식을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본법인 넥슨의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넥슨은 기존 게임들의 개선과 함께 멀티플랫폼 기반의 신작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자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규 IP 발굴 및 가치 확장에 만전을 기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