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원장 “北에 호의 필요없어…도발 땐 참수·점령훈련하자”

입력 2021-08-12 15:54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에 미군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한미연합사령부가 주관하는 본훈련과 달리 이번 훈련은 합참 주도로 진행되며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연습 격으로 공식훈련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뉴시스

홍현익 신임 국립외교원장이 “이제는 우리가 (북한에) 더 이상 호의를 보일 필요는 없다”며 “북한이 인내심이 고갈돼 단거리 미사일이라도 발사하면 참수훈련이라든지 선제공격이라든지 안정화작전이라고 하는 북한 점령작전(훈련) 이런 것도 이번 주에 해버리자”고 말했다.

홍 원장은 1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우리가 예정된 훈련을 하면 북한이 인내심이 고갈이 돼서 단거리 미사일이라도 발사할 거 아니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홍 원장은 “북한이 도발하는데 우리가 그걸 왜 안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홍현익 신임 국립외교원장. 청와대 제공. 뉴시스

앞서 홍 원장은 지난 5일과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한국이 북한보다 재래식 전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반드시 한미연합훈련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연합훈련을 하더라도 북한이 꺼려하는 참수작전 훈련 등은 안 한다는 걸 북한에 간접적으로 밝히자’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입장이 바뀐 데 대해 홍 원장은 “그런 훈련을 하면 북한 도발에 명분을 준다. 그러니까 도발을 막고 우리 훈련은 훈련대로 하면서 남·북 간 화해협력도 가고 한·미 공조도 가자는 측면에서 몇몇 내용의 훈련은 이번에는 한 번 자제해주는 게 좋지 않겠나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한미동맹을 매우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연구소에 재직하던 지난해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한미군을 1만명 정도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해명도 내놨다. 홍 원장은 해당 주장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무리하게 요구했을 때 나온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진정한 의미는 대북 핵 억제력에 있다. 재래식 군사력은 우리가 훨씬 앞선다. 그렇다면 (방위비 부담을 덜기 위해 주한미군) 1만명 정도는 줄이고, 그 대신에 정치적인 신뢰로서 핵우산은 확실하게 보장해달라는 정책을 건의했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