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1일 지사직을 공식 사퇴하면서 제주는 12일부터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에 들어갔다.
구만섭 제주도 행정부지사(55)는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제1호 특별지시로 코로나19 극복과 엄정한 공직 기강 확립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도민들에게는 엄정한 시기 흔들림없는 도정 수행을 약속하고, 정부 2차 추경과 연계한 제주형 재난지원금의 추경 예산 편성 및 집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구 부지사는 이날 오전 첫 공식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침체된 민생경제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청정과 공존’이라는 일관된 기조 아래 남은 민선 7기 제주도정을 차질없이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쓰레기, 교통, 상‧하수도, 청년 일자리 등 도민 생활과 직결되는 현안은 현장 중심의 소통과 점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와 연계한 제주형 뉴딜사업, 4차 산업혁명 시대 선제적 대응, 2030 탄소중립 제주 구현 등 제주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엄정한 공직 기강 확립도 약속했다.
구 부지사는 “현재 제주는 그 어느 때보다 엄정한 공직 기강이 필요한 시기”라며 “음주운전, 방역 수칙 위반 등 공직자의 사회적 신뢰를 해치는 주요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비위 공직자를 일벌백계하는 특별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 7개월 간 제주는 국경 수준의 선제적 방역 체계를 구축하고 제주안심코드를 통한 정확한 역학조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전파 차단에 힘써 왔다”며 “이달에는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여행객 수요까지 대거 제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광지 등 이동과 접촉이 빈번한 곳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구 부지사는 “정부가 2차 추경을 통해 전 국민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재난지원금을 도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신속 집행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도 했다.
구만섭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에 앞서 제주시 신산공원 6·25 참전기념탑, 조천 항일기념관 창열사, 4·3평화공원 위령 제단 등을 참배하고 제주도지사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또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과 간담회를 갖고 권한대행체제 운영 계획을 설명하는 한편 코로나19 극복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도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2014년과 2018년 지방 선거에서 제주도지사로 당선돼 지난 7년 1개월 간 도정을 끌어온 원 전 제주지사는 대선 도전을 위해 지난 2일 제주도의회에 사임통지서를 내고 11일 공식 사퇴했다.
이에 따라 제주는 내년 6월 1일로 예정된 지방 선거까지 약 10개월 간 지사 없이 행정부지사가 이끌게 된다.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정무부지사도 지사와 동반 사퇴했다.
한편 구만섭 행정부지사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지난 6월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에서 제주도 행정부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