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시행착오? 머지포인트 ‘대표자 편지’에도 불안 확산

입력 2021-08-12 12:54 수정 2021-08-12 13:51
머지포인트 홈페이지에 올려진 대표자 편지. 머지포인트 공식홈페이지 캡쳐

포인트 충전 시 20% 할인 혜택 등으로 인기를 얻던 머지포인트가 판매를 중단하고 결제처를 대폭 축소하며 소비자들 사이에 ‘먹튀’ 우려가 터져나왔다. 머지포인트 측은 대표자 편지를 띄워 현재 상황이 스타트업의 시행착오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설명하고 법적 절차를 마친 뒤 서비스를 정상화하겠다며 환불 정책도 밝혔다. 그러나 환불 시 90%만 돌려받을 수 있는 데다 접속 등도 불안해 돈이 묶인 소비자들은 여전히 ‘패닉’을 호소하고 있다.

머지플러스가 운영해 온 머지포인트는 약 20% 할인받은 금액으로 상품권 형태의 머지포인트를 구매해 충전한 뒤 이를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는 앱 서비스다. 편의점, 카페, 대형마트 등 7만여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에서 사용 가능해 지난해 말부터 생활형 할인 서비스로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머지포인트 앱 화면 캡쳐

그런데 지난 11일 머지포인트 서비스가 갑자기 축소되며 문제가 터졌다. 머지포인트는 그동안 금융당국에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 부분이 최근 논란이 되자 편의점이나 마트 등 다른 가맹점 사용을 중단한 것이다. 이와 함께 머지머니(충전형 모바일 상품권) 판매와 머지플러스(구독형 할인 서비스)도 일시 중단됐다.

머지포인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 축소 사항을 공지했지만 이를 사전에 알지 못한 소비자들은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사용하려다 앱 이용이 되지 않는 등의 불편을 겪어야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머지포인트 먹튀한 거냐” 등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서비스는 임시 축소되며 적법성을 갖춰 전자금융업 등록 절차를 진행한 후 다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에도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머지포인트 측은 12일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에 대한 설명을 담은 ‘대표자 편지’도 띄웠다. 권남희 머니플러스 대표는 이 글에서 “4년 전, 외식 혁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 유저의 사랑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며 “여러 절차적인 미숙함들로 인해 금번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리게 됐다”고 사과했다. 이번 사태가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시행착오라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특히 서비스 중단 전후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제기되는 ‘머지포인트 폰지사기(불법 다단계 금융사기)’ 논란에 대해 “악의적으로 폰지사기 등을 언급한 글로 인해 부정적인 바이럴이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당국과 몇 차례 추가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론은 서비스를 임시 축소해 적법성을 갖춤과 동시에 전금업 등록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앱내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 등”이라면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안정적인 장기운영을 위해 당국의 가이드를 적극 수용해 더 높이 도약하겠다”고 편지글을 마무리했다.
머지포인트 환불 안내 내용. 머지포인트 공식 홈페이지 캡쳐

머지플러스 측은 이와 함께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에게 환불해주겠다며 페이지를 개설해 환불 접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환불 내용이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기존 정책대로 미사용분에 한해 90% 환불하고, 머지플러스 구독료 등의 경우 그동안 할인받은 금액은 차감한 후 90% 환불해준다는 것이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가 정상화되지 않거나 환불 요청액이 많으면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접속이 잘 안 되거나 접수 과정에 오류가 반복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