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가석방을 하루 앞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본인의 깊은 고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제한 해제 등과 관련해서는 정부 당국자로부터 어떤 편의 요청도 들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은 12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가석방 요건에는 사회감정이란 게 있다. 이 부회장 가석방에는 그 부분이 참작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회감정이 생긴 것에 대해 당사자 본인의 깊은 고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원하는 사회감정이 생긴 만큼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앞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대해 “정부가 고심 끝에 가석방을 결정한 만큼 삼성이 백신 확보와 반도체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다만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나 고려한 바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전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과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법무부 장관에게 불편 없이 잘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사면이나 가석방 관련해서 경제부총리는 물론 정부 당국자 누구로부터 요청이나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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