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2000명 안팎…“확산 차단 어려워, 방역강화 검토”

입력 2021-08-12 05:41 수정 2021-08-12 09:51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인근 대학에서 공부할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달 넘게 1000명을 크게 웃돌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 선을 넘어서면서 4차 대유행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의 일상공간 곳곳에까지 감염고리가 뻗어 있는 데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이번 유행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23명이다. 직전일(1537명)보다 686명이나 늘면서 단번에 2200명대로 치솟았다. 2000명대 확진자는 국내 첫 환자가 나온 작년 1월 20일 이후 1년6개월여 만, 정확히는 569일 만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833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2021명보다 188명 적었다. 최근의 밤 시간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2000명 안팎, 많으면 2000명대 초반에 달할 전망이다.

4차 대유행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36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37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8.5∼11)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775명→1704명→1823명→1728명→1492명→1537명→2223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1755명꼴로 쏟아졌다. 이 가운데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1694명이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이 3.3명이나 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경우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약 1028명으로, 처음으로 1000명을 초과했다. 정부는 앞서 수도권이 4단계 기준(1000명 이상)을 충족하지 않았음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는데 이제는 4단계 상황이 현실화한 것이다.

비수도권 역시 부산·경남·충청·경북 등지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지역별 최다 기록을 세우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 740명은 이번 4차 대유행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인근 대학에서 공부할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여름 휴가철에다 변이 바이러스 영향까지 더해져 방역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한 달 넘게 고강도 방역 조치를 시행해 확산세를 눌러왔으나 휴가철 영향으로 지역 간 이동량이 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권 1차장은 특히 “최근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 새로운 고비에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당분간 2000명대 확진자가 꾸준히 나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도 지금의 방역 대책으로는 유행을 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하고 있는 방역 조치로는 확산세를 차단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환자 발생 수치가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감소세로 접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추가적인 방역 조처와 관련해선 “강화할 수 있는 부분, 또 추가 조치를 실행할 부분이 있는지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고, 이 부분을 발굴해 신속히 시행하고자 한다”며 “현재 하나하나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