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아이돌 그룹 엑소(EXO) 전 멤버 크리스(중국명 우이판)가 미국에서도 중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중국 매체 ‘차이니즈 인 엘에이’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 변호사 왕징의 주장을 빌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 A씨가 ‘미성년자 시절 크리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6년 LA에서 열린 팬미팅 현장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A씨는 만 18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 신분이었다.
A씨는 크리스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교환한 뒤 연락을 주고받았고, 얼마 뒤 크리스 측 초청으로 한 파티에 참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파티 현장에서 정체 모를 흰색 알약이 오갔고 이후 정신을 잃었다고 했다.
A씨는 “한참 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크리스의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그가 톱스타였기에 진실을 밝힐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비밀리에 진행된 파티여서 시작 전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했다. 사진이나 동영상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실질적인 증거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 모두가 공동 기소에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왕 변호사는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이고 범죄 당시 18세 미만이었다면 크리스가 ‘미성년자의 성적관계’ 중죄를 저지른 혐의로 미국 법에 따라 기소와 배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크리스는 지난달 31일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차오양구 구치소에 구금됐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중순 크리스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온라인을 통해 폭로성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이 여성은 “크리스가 캐스팅을 위한 면접 혹은 팬미팅을 빌미로 만남을 요구한 뒤 성관계를 강요했다”며 “나를 포함해 피해자가 최소 8명이고 미성년자도 2명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는 크리스가 중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성폭행 사건에 대해 3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을 선고한다.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경우엔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중국계 캐나다인 크리스는 2012년 SM엔터테인먼트 그룹 엑소로 데뷔해 활동했다. 2014년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뒤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중화권에서 배우이자 가수로 활동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