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에서 2010년대를 호령했던 리오넬 메시(34)는 이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서 ‘축구 인생 2막’을 연다. 생제르맹이 메시와 함께 새롭게 준비하려는 역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생제르맹 팬들은 메시가 전세기편으로 도착한 파리 외곽 르부르제공항에 몰려들어 주변 교통을 마비에 빠뜨릴 만큼 열렬하게 환영했다.
생제르맹은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메시와 2년간 계약했다. 기존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을 붙였다”고 밝혔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2004년 1군 선수로 데뷔한 뒤 17년간 이적하지 않은 ‘원팀맨’이었다. 그 사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만 474골, 다른 대회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경기를 포함하면 통산 671골을 터뜨렸다. 프리메라리가 10회, 코파 델 레이(국왕컵) 7회,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일궈냈다. 발롱도르 트로피를 6차례 거머쥐어 최다 수상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메시는 지나 6월 바르셀로나와 만료된 계약을 연봉 절반 삭감에 동의하면서까지 연장하길 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정난에 시달린 바르셀로나는 결국 지난 5일 재계약 포기를 선언했고, 메시는 사흘 뒤인 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작별을 고하며 눈물을 쏟았다. 메시는 이제 축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평생 달고 뛰었던 등번호는 10번에서 30번으로 바꿨다. 생제르맹의 기존 에이스로 등번호 10번을 부착한 네이마르를 배려한 것이다.
메시는 “생제르맹과 팬들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보려 한다.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치를 생제르맹의 홈경기에 빨리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생제르맹의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메시가 우리를 택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 메시와 위대한 코칭스태프가 세계 축구팬들을 위해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생제르맹은 2011년 카타르 왕가 재단인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츠로 인수된 뒤 막대한 투자를 받으면서 프랑스 리그앙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왔다. 이런 생제르맹의 숙원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지금까지 리그앙에서 챔피언스리그를 정복한 팀은 1992-1993시즌의 올랭피크 마르세유가 유일하다.
생제르맹은 2019-2020시즌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준우승했다. 킬리언 음바페, 네이마르를 공격진으로 보유한 초호화 스타군단에서 메시를 영입해 전력을 극대화했다. 메시는 “구단의 목표와 내 야망이 완벽하게 조화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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