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코로나 방역업무는 단단히 인계…정치 공백은 우려”

입력 2021-08-11 12:03 수정 2021-08-11 13:45
11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퇴임식 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퇴임식을 갖고 지난 7년 1개월 간의 지사직을 모두 마무리했다.

정무부지사도 동반 퇴임하면서 12일 이후 제주도는 행정부지사 단독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10개월, 도지사 공백이 이처럼 길게 이어지는 것은 1995년 지방자치가 본격화된 후 처음이다.

제주도는 이날 ‘원희룡 지사와 걸어온 2599일 여정과 새로운 출발’이라는 주제로 사무인계·인수식을 겸한 퇴임식을 열었다.

원 지사는 퇴임사에서 “지난 7년 간 제주는 온 국민이 사랑하고 찾는 대한민국의 핫플레이스가 됐다”며 “고향 제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무너진 공정과 코로나로 인한 생존 위기 속에서 분노하고 있다”면서 “어떤 가능성이 열려 있을 지는 저도 모르지만 제주도를 떠나기 위해 가는 게 아니라 제주가 가진 1%의 한계를 깨기 위한 (대선)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원 지사는 “직을 완수하지 못 해 아쉽다”면서도 “그동안 제주의 난개발을 막고 (줄 세우기가 만연했던)공직 사회 문화를 개혁했으며 미래의 대한민국을 가장 먼저 준비했다. 제주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전망 좋은 곳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사 사퇴로 12일 0시부터 제주도는 구만섭 행정부지사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도정 공백도 현실화됐다. 코로나19 확산과 감염병 장기화로 인해 도민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부임 50일이 채 안된 구 행정부지사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조직을 추스르며 제2공항 등 도정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 지 관심이 쏠린다.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고영권 정무부지사가 지사와 함께 동반 사퇴하면서 제주도의회와의 소통, 1차 산업 등 민생 밀접 업무의 공백도 우려된다.

차기 정무부지사 직을 두고 도내 정가와 도청 안팎에서는 고영권 부지사 재임명, 현직 도의원 추천설, 공석 유지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재임명설에 무게가 실리지만 현재로는 미지수다.

원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 방역 체계에 틈이 없도록 철두철미하게 인수인계를 마쳤다”며 “괜한 불안은 갖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행정 공백은 염려하지 않지만 정치 공백은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사직을 떠나더라도 도정에 대한 조언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지난 2014년 7월 민선 6기 제주도지사에 취임하고 2018년 7월 민선 7기 도지사로 재선된 후 7년 1개월 간 임기를 이어왔으나 대선 출마를 위해 이날 공식 퇴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