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대들이 살길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권 4년제 대학인 경일대학교(경북 경산)가 날이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K컬처’(한류) 관련 학과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일대는 한류의 핵심인 K콘텐츠 분야를 주도하기 위해 ‘K컬처엔터테인먼트학과’를 신설했다고 11일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콘텐츠 교육 시스템으로 지방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경일대는 인재 양성을 위해 실제 한국 문화에 큰 영향을 준 유명 인사들을 K컬처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로 대거 영입했다. 영화배우 차인표, 유명 다큐 PD 이학준, 영화감독 조창열, HOT 작곡가 장용진 등 K콘텐츠 전문가들이 직접 학생들을 가르친다.
연기자 뿐만 아니라 영화 연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K콘텐츠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학과를 만든 것은 대구·경북 지역 4년제 대학 중 경일대가 처음이다. 경일대는 다음 달 수시모집을 통해 이 학과 2022학년도 첫 입학생을 맞이하는데 신입생 모집에 맞춰 수도권에 스튜디오 실습장(경기도 하남)을 만들고 뉴욕필름아카데미와 복수 학위 과정을 도입하는 등 교육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차인표 교수는 1990년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로 잘 알려진 원조 한류 스타다. 현재도 작가, 배우, 영화감독,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국민일보와 TV조선에서 각각 기자와 PD로 활동했던 이학준 교수는 탈북자들의 험난한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를 제작해 미국 에미상 후보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 영화제에서도 수십 차례 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차인표씨를 교수로 영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도 했다.
조창열 교수는 2019년 서울국제영화제 최우수 한국영화로 선정된 ‘어게인’을 연출한 영화감독이며 장용진 교수는 1990년대 인기정상 아이돌그룹 HOT의 히트곡 ‘캔디’ ‘행복’ 등을 만든 유명 작곡가다.
이학준 교수는 “대구시내에만 연기학원이 90여개에 달할 만큼 K콘텐츠 시대의 주역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쏟아지는데 이들의 꿈과 재능을 키워줄 대학이 지역에 크게 부족했다”며 “수도권 소재 대학 못지않은 교수진과 교육 환경,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경일대가 한류스타와 K콘텐츠 산업 전문가를 꿈꾸는 지역의 학생들이 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