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카펫에 오줌 싼 죄로…8세 소년 사형 위기

입력 2021-08-11 02:00 수정 2021-08-11 02:00
힌두교 사원에 대한 공격에 항의하는 파키스탄 시민들. 연합뉴스 EPA

파키스탄에서 8살 소년이 이슬람 도서관 카펫에 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신성 모독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동부에 사는 8살 소년이 지난달 도서관 카펫에 오줌을 싼 뒤 신성 모독 혐의로 기소됐다. 아이는 힌두교 마을에서 산다. 소년은 파키스탄 동부 경찰에 의해 1주일간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소년은 자신이 왜 1주일간 구금됐는지 알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이슬람 단체들은 소년이 이슬람을 욕보이기 위해 일부러 소변을 봤다며, 소년의 행동에 분노했다. 일부는 힌두교 사원을 공격하기도 했는데, 지난 7일에는 이 일로 20명이 체포됐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 지역에서 갈등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대까지 배치했다.

소년은 가족과 함께 마을을 떠났다. 마을 주민들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 소년 가족과 이웃들은 현지 언론에 “우리는 가게와 직장을 떠나야 했고, (무슬림 단체의) 공격에 떨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파키스탄에서 무슬림 비중은 97%에 달한다.

한 인권 운동가는 “소년에 대한 고발이 즉각 취하돼야 할 것이며, 정부는 가족과 이웃이 안전하게 지낼 것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죄는 최대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껏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이 집행된 사례는 아직 없다.

정민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