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메시지폭탄 무시해야…캠프가 금도 벗어난 지지자 말 자제시키라”

입력 2021-08-10 16:45 수정 2021-08-10 17:16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배설물에 비유하며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적 부채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송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자폭탄 논란과 관련해 “배설물처럼 쏟아내는 말들을 언론 기사로 쓰는 것이 적절한가 의문”이라며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도 메시지 폭탄이 하도 많이 와서 휴대전화가 터질까봐 얼음 속에 휴대전화를 넣어둘 때가 많다”며 “각 후보 지지자의 정제되지 않는 발언을 각 캠프 소속 대변인이나 국회의원이 공식적으로 인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민주당 선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 여부와 관련해 “적절성 면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 지사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장애인인 이 의원에게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인격모독성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소셜미디어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송 대표는 “열성 지지자들이 인터넷 댓글로 금도에서 벗어난 발언을 하는 것은 각 캠프에서 자제시켜야 한다”며 “설령 (그런 표현이) 있더라도 무시해야지, 대변인이나 국회의원이 공식 언어로 인용하는 순간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후보 본인은 물론이고 국회의원과 대변인, 지지자도 따라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송 대표가 또 자신이 이 지사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에 대해 “당 대표가 될 때 특정 후보의 조직적 도움을 받은 바 없어 특정 후보를 챙겨야 할 정치적 부채가 없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 모든 관심사는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중도층 공략 방안으로 “경선 과정에서는 여든 야든 중도를 향한 발언과 행보가 쉽지 않다”며 “그 기간 불가피하게 대표가 중도를 껴안는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했고,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과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의 부동산 정책을 관철시키며 중도층 공략에 집중해왔다.

송 대표는 또 이 지사와 추미애 전 대표 등이 제안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 “대선후보를 선출 중인 현재 단계에서 통합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민주당은 함께 해야 할 당이다.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후보와) 상의해 어떻게 열린민주당과 협력해갈지 논의하겠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대해서는 “가석방심의위의 고민을 통해 나온 결론을 존중한다. 이 부회장이 국민 여론과 법무부의 특별한 혜택을 받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