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캠핑장 물 떨어졌다고…소방차 불러 급수시킨 면장

입력 2021-08-10 15:21 수정 2021-08-10 15:39
자료이미지. 픽사베이

강원도의 한 사설 캠핑장이 119 소방 차량에 긴급 급수지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YTN은 지난 1일 강원도에 있는 한 캠핑장에서 이용객이 몰려 물 사용량이 늘자 지역 면장이 소방서에 긴급 급수지원을 요청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당시 소방차가 출동해 캠핑장에 급수하는 것을 본 한 이용객은 소방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긴급 상황도 아닌 사설 공간에 소방서 펌프차를 보내 물을 채워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해당 요청은 119 접수가 아닌 소방서 상황실로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서 측은 당시 상황실 근무자가 긴급한 생활용수가 필요하다는 지역 면장의 요청을 받아 캠핑장과 가까운 119안전센터에 출동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긴급 급수지원은 가뭄, 폭염, 동파 등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때만 사용되도록 하고 있다. 소방청은 긴급하지 않은 생활 안전 신고를 거절할 수 있도록 기준도 마련한 바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번 사안처럼 단순한 급수지원은 긴급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해 민간 업체나 지자체 협조를 구해야 한다.
YTN 보도화면 캡처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소방차 급수시설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다니” “비싼 돈 받아놓고 관리 못 한 캠핑장도 잘못” “다른 데서 불나면 어쩌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판이 커지자 강원도소방본부는 캠핑장 이용객들이 물을 쓰지 못하는 긴급한 상황이라는 요청에 따라 지원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군청 수도과에 요청해 해당 캠핑장에 지원한 물 만큼의 수도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긴급하지 않은 출동으로 인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치단체에 공문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