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 로또의 끝…아내·딸 살해 후 극단선택한 美 남성

입력 2021-08-11 00:25 수정 2021-08-11 00:25
티파니 힐과 자녀들. 고펀드미 캡처

미국에서 거액의 복권에 당첨됐으나 그 이후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겨 남편이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 등은 미 오클라호마주 칼레라의 존 도나토(42)가 지난달 30일 오후 5시쯤 집에서 아내 티파니 힐(31)과 딸 리앤(1)을 총으로 쏴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리앤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사건 당시 다른 자녀 3명도 집에 있었지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파니 힐과 자녀. 고펀드미 캡처

이 같은 비극은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즉석 복권을 구입해 200만 달러(약 22억9000만원)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린 지 8개월 만에 벌어졌다.

힐은 당시 복권에 당첨된 후 동거하던 도나토와 결혼한 뒤 오클라호마주로 이사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이후 복권 당첨금을 놓고 다툼이 생겼고, 가정 폭력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 변호사 테레사 맥기는 복권 당첨금이 부부간 다툼의 핵심이었으며, 아내는 남편과 관계를 끝내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는 “복권 당첨이 부부의 말다툼을 유발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부부가 복권 당첨금을 두고 갈등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는 사실은 안다”고 말했다.

유족 역시 도나토가 힐을 학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살아남은 세 자녀는 현재 주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유산은 생존한 세 자녀를 위해 신탁기금에 맡겨질 예정이다.

힐의 여동생 제이미 컨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남은 세 자녀를 지원하고 장례식을 치르기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며 죽은 아내와 딸의 사진들을 올렸다.

컨은 이 글에서 “힐은 마음씨가 곱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아이들을 매우 사랑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현재 유족은 가정 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힐의 비극적 죽음이 널리 알려지길 원하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