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기자가 코로나19 방역 논란이 일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환갑잔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환갑잔치에서 마스크 없이 마이크를 들고 춤추는 모습 등이 포착돼 비판받았다.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NYT의 백악관 담당인 애니 카니 기자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생일 당일인 지난 7일 CNN방송에 출연해 한 발언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니 기자는 그날 방송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매사추세츠의 고급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섬에 초청한 수백명의 지인이 “교양있고,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라며 “안전 수칙을 지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환갑잔치가 방역 상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스포츠 경기에는 더 많은 관중이 모인다. 안전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카니 기자의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언론인 글렌 그린월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CNN 인터뷰 동영상을 첨부하며 “방역 위기이지만, 교양있는 사람들은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허용하자”고 비꼬는 글을 올렸다.
그린월드의 게시물은 10일 오전 기준 ‘좋아요’를 2만5000개 이상 받고, 8000회 이상 공유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논란이 커지자 카니 기자는 “(CNN)영상이 맥락에 맞지 않게 편집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프로그램 진행자의 질문은 생일 파티가 열리는 섬에 사는 거주자들의 반응에 대한 것이었고, ‘교양있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은 섬 거주자들의 생각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측은 이와 관련, 당초 초청자 475명에 스태프만 200명에 달하는 대규모 환갑잔치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가 제기돼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참석하도록 행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는 “가족과 가까운 친구만 불렀다는 말이 무색하게 수백명이 모여 성대하게 파티를 열었다”면서 파티가 마무리된 새벽 1시쯤 파티 참석자들이 한꺼번에 빠져 나와 도로 곳곳이 막혔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 역시 오전 1시가 돼서야 근방이 조용해졌다고 밝혔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