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5주째 1000명을 훌쩍 웃도는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통상 주 중반으로 접어드는 수요일부터는 확진자가 전일 대비 500여명씩 급증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자칫 이번 주에 2000명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492명이다. 직전일(1729명)보다는 237명 줄면서 1400명대로 내려왔지만, 주간 단위로 같은 요일을 비교해보면 확산세는 오히려 더 거세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1492명 자체는 일요일 기준(발표일 월요일)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종전 최다 기록은 2주 전 일요일(7월 25일, 발표일 기준 7월 26일)의 1318명으로, 이보다 174명 많았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수 있지만, 지난주 월요일(7월 2일, 발표일 7월 3일 화요일 기준)보다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384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415명보다 31명 적었다.
그러나 지난주 월요일 같은 시간의 1074명보다는 310명 많았다. 특히 1384명 자체는 이미 월요일 확진자로는 최다 기록이다. 직전의 최다 기록은 2주 전 월요일(7월 26일, 발표일 기준 7월 27일)의 1363명이었다.
최근의 밤 시간대 환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1400명대 중후반, 많으면 15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34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고, 이날로 35일째가 된다.
이달 3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를 보면 일별로 1200명→1725명→1775명→1704명→1823명→1729명→1492명을 기록하며 1200∼1800명대를 오르내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유행 양상에서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 최근 1주간(8.1∼7) 수도권의 일평균 지역발생 환자는 936.6명으로, 직전 주(7.25∼31)의 959.7명보다 2.4%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경남권·경북권·충청권 등을 중심으로 같은 기간 546.1명에서 558.9명으로 2.3%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경우 지난 4주간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환자 발생이 소폭 감소했으나, 비수도권은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아직 유행을 억제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주 중 하루 확진자가 2000명 선을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수리 모델링 분석 결과를 토대로 8월 중순 하루 확진자 수가 2331명까지 증가한 뒤 거리두기 조치 등이 효과를 나타내면 8월 말쯤 1000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당시 질병청은 “3차 유행 이후 장기간 누적된 감염원과 전파력이 높은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증가로 상당 기간 유행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당시의 감염 재생산지수(1.22)가 1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계속될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주변의 다른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1 미만이면 ‘유행 억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뜻한다.
최근 4주간 감염 재생산지수는 1.32→1.09→1.04→0.99를 기록해 지난주에 1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이 수치만 보면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향후 추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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