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종목에서 ‘욱일기 형상’ 구조물이 등장해 논란인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욱일기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지난 5일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의 볼더링 3번 과제 암벽 구조물이 일본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볼더링은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로프 없이 맨몸으로 오르는 종목이다.
유럽 스포츠 전문 채널 유로스포츠나 스포츠 클라이밍을 다루는 외신 플래닛 마운틴 등도 해당 구조물을 ‘라이징 선’(rising sun, 욱일기)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더링 3번 과제 모양을 욱일기로 해석했다. IFSC는 “35도 경사면에 있는 회색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로 구성된 일본의 욱일기(Japanese rising sun) 모양 3번 과제에서는 모든 선수가 존(zone·가운데에 있는 홀드)에는 도달했지만, 아무도 톱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경덕 교수는 항의 메일에서 “IOC는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에서 전쟁 범죄에 사용된 욱일기를 스포츠클라이밍 구조물로 형상화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항의 메일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및 전 세계 IOC 위원 전원, 자크 로게 전 IOC 위원장 등 IOC 명예회원들에게도 함께 발송됐다.
서 교수는 “기존의 붉은 원에 16갈래로 퍼져 나가는 욱일기만 문제가 아니라 욱일기를 의도적으로 형상화한 디자인도 큰 문제”라며 “대한체육회 등에서도 강력한 항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