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석유화학업계에서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종합화학은 최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공동개발에 나섰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썩는 플라스틱’인 PBAT는 하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쌀겨, 팜부산물 등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소재도 개발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쌀겨 추출물을 활용한 친환경 합성고무 복합체를 개발 중으로, 국내외 타이어 및 신발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재생 가능한 폐식용유, 팜부산물 등을 활용한 고흡수성수지(SAP)를 양산, 최근 처음으로 수출을 위해 출하하기도 했다.
용기 제조업체 등과 손잡고 플라스틱을 수거하거나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 구축도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은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SPC그룹의 포장재 생산 계열사 SPC팩과 손잡고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업계 최초로 재생 폴리에틸렌 포장백을 자체 개발해 지난달부터 자사 제품을 포장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제주개발공사와 협약을 맺고 제주삼다수 생수병을 수거해 이를 재생페트(r-PET)로 재활용하기로 했다. 또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우성플라테크와 손 잡고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플라스틱 용기를 납품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들이 장기적으로 사업 구조를 친환경 기반으로 탈바꿈하려는 구상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까지 이르는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으로, 기존 석유화학 산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LG화학은 친환경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렛제로’를 출범하는 등,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가능성 비즈니스’를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IR협회가 파악한 인도 시장조사기관 프로그레시브 마켓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288억달러(약 31조원)로, 2022년 409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저탄소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친환경 플라스틱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서 오히려 더 높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어 유망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