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이 천연 광물 중 굳기가 가장 강한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한 유리 소재를 개발했다고 홍콩 매체가 9일 보도했다. 이 소재로 만든 방탄창은 시중 제품보다 최대 100배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가칭 ‘AM-III’로 이름 붙은 이 물질은 탄소로 이뤄진 황색빛의 투명한 물질이다. 정사각뿔의 다이아몬드 압입자를 이용해 시료의 경도를 측정하는 비커스 경도 시험에서 113GPa(기가파스칼)이 나왔다. 천연 다이아몬드의 경도는 50~70GPa, 인공 조각은 100GPa 정도다. 전문가들은 AM-III가 실리콘만큼 효율적인 반도체 성질을 띠고 있어 하이테크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M-III를 대량 생산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고 가격도 비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소재로 방탄창을 만든다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제품보다 20배에서 많게는 100배 더 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AM-III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만들 수 있고 표면이 약한 다이아몬드와 달리 사방이 단단하다는 특성도 갖고 있다. 각종 산업에 응용하기가 더 쉽다는 의미다.
허베이성 친황다오의 옌산대 톈융쥔 교수팀은 2013년 다이아몬드보다 두 배 단단한 질화붕소 크리스탈을 개발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초강도 유리 소재는 크리스탈을 만드는 것보다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AM-III를 만드려면 탄소 원자로 구성된 공 모양의 분자 물질인 ‘풀러린’이 필요한데, 이 물질은 너무 부드러워서 열과 압력이 가해지면 뭉개지기 십상이다.
톈 교수와 동료들은 12시간에 걸쳐 실험실 압력을 25GPa, 온도를 1200℃까지 서서히 올렸다가 같은 시간 식히는 과정을 반복한 끝에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한 유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과정에는 미국, 러시아, 독일, 스웨덴의 과학자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