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영향 등으로 국내선 수요가 꺾이고 있다. 원래였다면 성수기를 맞았을 항공업계지만 7월 국내선 여객은 6월보다도 줄었고, 8월은 7월보다도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7월 국내선 여객수가 294만6588명으로 300만명대 밑으로 내려왔다. 국내선 여객수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줄곧 상승하며 5월엔 314만명이 국내선을 이용해 지난 1월(약 146만명)의 2배를 넘어섰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6월 들어서 꺾인 뒤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1~9일까지 국내선 여객수를 보면 83만6426명으로, 직전 9일(7월 23~31일) 국내선 여객이 85만1650명이었던 것보다 2만명 가량 줄어들었다. 여름철 극성수기 시즌임에도 오히려 이용객이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기 전이었던 7월 1~9일 국내선 여객이 86만387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물론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여객수가 늘었지만, 이용객들의 움직임이 ‘감소세’에 있다는 게 문제다. 여행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번지면서 8월 들어서는 항공사 전반적으로 예약이 다 줄어들었다”며 “하반기엔 국제선도 조금씩 재개될 거라 기대했었는데 이제는 수요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국내선 항공권 프로모션의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7일부터 9월 15일까지 국내선 전 노선의 항공권을 유류할증료 및 공항시설사용료를 모두 포함해 1만6200원부터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고, 티웨이항공은 이날 제주 노선을 평일(화·수·목)에 출발할 경우 출발 공항에 따라 10% 또는 15%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내놨다. 이 같은 프로모션은 매년 있어왔지만 올해 특가 항공권은 평년 대비 유독 저렴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이야기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여파는 LCC에 더 크게 다가온다. 국내선 여객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LCC들과 달리 대형항공사(FSC)들은 선박에 싣지 못해 항공으로 넘어온 화물들로 여객 감소의 여파를 견뎌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일부 비수도권 지역에도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LCC들은 3분기 실적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769억원), 진에어(-562억원), 티웨이항공(-390억원) 등 대부분의 LCC들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일부 LCC는 무상감자,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다른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 여행 수요는 금방 살아날 것 같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는 게 문제”라며 “당분간은 상황을 보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