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골다공증 환자의 무분별한 칼슘 보충제 사용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칼슘 보충제를 단독 복용할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1.9배 가까이 높고 복용량이 많고 복용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는 상승했다.
허혈성 심질환은 일부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생기는 병으로 협심증, 심근경색증이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팀은 의대 의학통계학교실 이준영 교수팀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European Heart Journal: Cardiovascular Pharmacotherapy) 최신호에 발표했다.
국내외 여러 가이드라인은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특히 골절 위험이 높은 고령에서, 칼슘과 비타민D 보충제의 사용을 권고해 왔다.
하지만 다양한 문헌 분석 및 관찰 연구에서 칼슘 보충제의 사용이 심혈관계의 위험, 특히 허혈성 심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골절 위험이 높다고 해도 고령의 골다공증 환자에서 안전하게 칼슘 보충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쟁이 있었다.
특히 이전 연구 결과들은 식품을 통한 칼슘 섭취가 높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한국처럼 칼슘 섭취가 적은 인구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2004~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동일집단) 데이터를 통해 2만2594명의 54개월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칼슘만 복용한 환자 1만1297명과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한 1만1297명을 비교한 결과, 칼슘 보충제 단독 혹은 비타민D 혼합 복용자와 칼슘 보충제 미사용군과의 심혈관 위험도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칼슘 보충제 단독 요법의 경우 칼슘 보충제 미사용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약 1.54배, 특히 허혈성 심질환의 위험도는 약 1.8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기간이 길고 복용 용량이 클수록 허혈성 심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칼슘 보충제와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증가하지 않았다.
김경진B 교수는 9일 “이번 연구는 칼슘 보충제의 단독 복용이 불가피한 경우 심혈관질환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신곤 교수는 “골다공증 환자에게 무조건적인 칼슘 보충제 섭취 권장보다는 환자 개인별 특성에 맞춰 용량 및 비타민D 병합요법 고려 등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