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는 벌써 한 달 넘게 1000명을 훌쩍 웃도는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의 확산세가 점점 더 거세진 영향으로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든 토요일에도 1700명대 확진자가 쏟아져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토요일은 물론이고 일요일 기준 확진자도 이미 최다를 기록한 상황이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729명이다. 직전일(1823명)보다 94명 줄면서 하루 만에 다시 1700명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확산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 실제 1729명 자체는 주말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직전의 주말 최다 기록은 2주 전 토요일(7월 24일, 발표일 기준 7월 25일)의 1487명으로, 이보다 242명 많았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415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569명보다 154명 적었다. 최근의 밤 시간대 환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1500명대, 많게는 16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일요일 확진자 역시 전날 오후 9시 중간집계 기준으로 이미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직전 일요일 최다 기록은 2주 전 일요일(7월 25일, 발표일 기준 7월 26일)의 1318명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33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고, 이날로 34일째가 된다. 이달 2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218명→1200명→1725명→1775명→1704명→1823명→1729명을 기록하며 1200∼1800명대를 오르내렸다.
수도권에서는 환자 증가세가 다소 꺾이면서 정체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비수도권의 확진자 수와 비중은 계속해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지역발생 확진자 1670명 중 수도권은 967명으로 57.9%, 비수도권은 703명으로 42.7%를 차지했다.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일(40.3%) 40%를 넘은 이후 30%대 후반으로 내려왔다가 전날 다시 40%대로 올라서면서 4차 대유행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하루 평균 환자 수는 지난 3주간 990명→960명→937명으로 줄었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1000명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행 규모가 크고, 환자 감소세가 매우 완만한 상황으로 재유행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수도권 일평균 환자 수는 지난 3주간 499명→546명→559명으로 환자 증가 속도 자체는 둔화하고 있지만, 유행이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라며 “특히 대전과 충청, 부산과 경남, 제주 등은 유행 규모가 크고 계속 확산하는 중”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전국적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당초 전날 종료될 예정이었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조처를 2주 더 연장했다.
3단계가 시행 중인 비수도권 일부 지역은 자체적으로 단계 격상에 나섰다. 대전이 지난달 27일 비수도권 광역단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4단계로 격상한 데 이어 부산도 10일 0시부터 4단계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손 반장은 “현재 당면 목표는 향후 2주간의 거리두기 연장을 통해 수도권에서 뚜렷한 환자 감소세를 만들어내고, 비수도권은 증가세를 정체시켜 확산을 저지하는 것”이라며 “목표가 달성된다면 수도권의 경우 단계 하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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