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껌 논란에…김경문 “본인도 본인 행동 모르더라”

입력 2021-08-09 04:35 수정 2021-08-09 10:24
KBS 중계화면 캡처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종목에 참가한 6개국 가운데 4위에 그친 한국대표팀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경문(63) 대표팀 감독은 연신 “죄송합니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대표팀은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하며 빈손으로 돌아왔다. 출국 당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던 김 감독은 초라한 성적 속에 굳은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 감독은 “국민이 많이 성원을 보내고 응원해 주셨는데 감독으로서 너무 기대에 보답을 못해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5일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 패해 대회 2연패가 좌절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못 딴 건 크게 아쉽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샀었다. 앞뒤 맥락이 잘리고 이 발언만 크게 다뤄지면서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그는 “올림픽에 가는데 금메달을 따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13년 전에도 그랬듯이 선수들과 한 경기, 한 경기 하다가 목표를 이루는 것이지, 내가 선수들에게 금메달 딴다고 얘기하면 선수들의 부담이 얼마나 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다. 우리가 경기를 열심히 하고 경기 때문에 져서 마음이 아픈데 그런 내용을 접하고 좀 더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왼쪽 사진)과 강백호. 연합뉴스

대표팀은 최악의 경기력에 더해 강백호(22·kt위즈)가 경기를 포기한 듯 심드렁하게 껌을 씹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노출되면서 국가대표로서의 태도 논란까지 떠안았다.

김 감독은 “야구계가 여러 가지로 안 좋은 것만 부각되고 있다”며 “강백호에게 물어보니까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가 역전되는 순간에 자기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더라. 선배들,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야구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 공격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몹시 아프네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거듭하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