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핏’ 간접영향… “동해안 돌풍 동반 200㎜ 폭우”

입력 2021-08-08 16:58
일요일인 8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운대 앞바다에는 일본을 향해 북상 중인 제9호 태풍 '루핏' 영향으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9일까지 강원 영동 등 동해안 지역에 돌풍을 동반한 최대 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무더위는 가라앉지 않고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8일 “태풍 루핏이 9일 0시쯤 일본 규슈 지역에 상륙해 일본 내륙을 통과한 뒤 우리나라 동해상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루핏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가고시마 서남서쪽 280㎞ 부근 해상에서 북동진 중으로 중심기압은 990hPa이다. 태풍은 상·하층 분리가 나타날 정도로 점차 약해지는 추세인데 일본 내륙을 거쳐 9∼10일 사이 동해상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내륙을 관통하지 않지만 한반도가 간접영향권에 들면서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일까지 강원 영동과 경상권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200㎜의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강한 동풍이 불면서 태백산맥에 부딪힌 비구름대가 발달하는 등 지형적 요인이 더해져 많은 비를 뿌리겠다”며 “동해안의 수온도 29도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어 강수량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에는 9일 오전부터 최대 250㎜의 폭우가 예보됐다.

바람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일 오전 동해안에 10∼14m/s의 강한 바람과 순간 최대 풍속 20m/s가 넘는 돌풍이 불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 세기는 점차 약해지겠지만 이후 온대저기압으로 인한 소용돌이의 영향으로 10일까지도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동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최대 5m 이상의 매우 높은 물결도 예상된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동쪽 지역 기온은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서쪽과 남쪽지방은 같은 기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상청은 말복인 오는 10일부터는 약한 서풍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