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수도 있다, 최선은 다 하자” 마지막 일전 앞둔 라바리니 감독의 주문

입력 2021-08-07 07:00
생각에 잠긴 라바리니 감독(오른쪽)과 김연경. 연합뉴스

스테파노 라바리니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브라질과의 수준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마지막 세르비아와 일전을 펼칠 선수들의 분투를 독려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6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0대 3으로 패한 뒤 기자들과 만나 “더 잘할 수 있었던 건 확실하지만, 강팀 브라질과 경기하며 레벨 차이를 느꼈다”며 “아쉬워하기보단 상대 팀에 축하를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이 상대한 브라질의 전력은 그만큼 강했다. 서브, 블로킹은 물론 수비까지 완벽하게 수행해내 한국은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김연경이 10득점에 묶였을 정도다. 라바리니 감독은 “솔직히 김연경의 문제라곤 보지 않는다. 브라질 같은 강팀은 수비력이 좋아 득점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며 “배구는 팀워크이기 때문에 아무리 김연경이 잘해도 전체적인 호흡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 때 김연경이 활약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3·4위전에서 만날 세르비아도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0대 3으로 패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선 한국에 3대 0으로 완승을 거뒀을 정도로 쉽게 볼 수 없는 강팀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어떤 전술이나 전략보다도 투지와 파이팅이 절실한 때임을 강조했다.

그는 “터키전이나 그 전에 보여줬던 좋은 모습들, 투지를 불태워야 한다. 찬스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조금 더 상대 팀을 압박하며 팀 전체 분위기를 투지 있게, 승부욕 넘치게 만들 수 있도록 준비시키려 한다”고 세르비아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세르비아전은 라바리니 감독이 팀을 맡은 뒤 이어져온 여정의 마침표 격인 경기다. 장도 속에서 대표팀은 부침을 겪었지만, 이제 그 결실인 메달 획득이 단 한 경기의 승패에 달려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세르비아는 강팀이라 어려울 거고, 질 수도 있단 거다. 하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보다 모든 걸 다 쏟아 부어서 경기하고, 승패와 상관없이 마지막에 돌아볼 때 ‘우리가 정말 열심히 했고, 많이 발전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