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직과 선택하라면 경선포기”…이낙연측 “경선 포기하시라”

입력 2021-08-06 17:41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경선 완수와 도지사직 유지 둘 중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요구하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지사직을 선거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강하게 반박한 것이다.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그렇다면 경선을 포기하고 도정에만 집중하시길 권유한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이상민 민주당 선관위원장이 ‘적절성 면에서 (지사직을)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도지사직은 도민 1380만께서 저에게 맡기신 책임”이라며 “경선 완수와 도지사직 유지 둘 중의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요구하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낙연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주로 불참’한 이유를 묻자 경기도지사의 1시간은 ‘1380만 시간’이라고 했던 이재명 캠프 측의 반응이 생각난다”며 “말씀 잘하셨다. 그렇다면 경선을 포기하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도민의 안전을 위해 경기 도정에만 집중하시길 권유한다. 그것이 경기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배 대변인은 “그동안 ‘지사 찬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재명 후보 측은 줄곧 외면해 왔다”며 “기본소득 홍보를 위해 수십억 원의 혈세를 쓰고 학교와 학생들까지 동원하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른바 ‘지사 찬스’ 논란은 이 지사가 경기도에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불거졌다. 앞서 김두관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6명 후보 중 유일한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을 풀겠다는 게 ‘공정경선’에 해당할 수 있냐”고 했고, 이낙연캠프 윤영찬 의원도 “이 지사의 캠프에 도 공무원과 산하단체 유관기관에서 이 지사를 지지했던 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조직적으로 봤을 때 도정과 캠프가 분리돼있지 않다”며 “불공정 경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지사는 선거법에 따라 대선일 90일 전까지 도지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5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퇴시점에 대해 “김두관 후보가 2012년 대선 경선에 출마하며 경남도지사직을 그만두고 책임론에 휩싸였다, 저 또한 중도 사퇴하면 비난이 일 것”이라며 “왜 선택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책임지는 공직자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