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과 6일 도쿄올림픽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 브라질이 주전 선수의 ‘도핑 위반’이라는 돌발 악재로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에선 도핑 재검사 등으로 선수들이 동요할까 우려해 ‘한국은 약체팀’이라 괜찮다는 식의 반응도 내놓고 있다.
6일 CNN 브라질은 여자 배구 대표팀의 ‘에이스’ 탄다라 카이세타(32)가 도핑 위반으로 출전이 정지됐다고 보도했다. 브라질도핑관리국은 지난달 7일 받은 도핑 검사에서 탄다라가 양성 반응을 받은 사실을 전날 브라질올림픽위원회(COB)에 통보했고, 이에 따라 COB는 곧바로 탄다라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탄다라는 우리나라와의 준결승 경기에 나올 수 없게 됐으며, 바로 브라질로 귀국 조치 될 예정이다.
브라질의 주요 공격수인 탄다라는 지난달 25일 한국과의 예선에서 10점을 기록하며 3대0 승리에 힘을 보탠 선수다. 그는 도핑 적발 사실이 알려지자 인스타그램에 “지금 당장 이 사실에 대해 설명하지 않겠다”며 “사건이 끝난 뒤에 언급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탄다라의 인스타그램 댓글창은 댓글을 남길 수 없도록 막혀 있다.
이런 가운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등 각종 메이저 대회를 휩쓴 브라질의 아포짓 공격수 쉐일라 카스트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됐다.
현재 브라질 방송 해설위원으로 있는 쉐일라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화가 나고 슬프다”며 “난 아직 자세한 것을 모른다”라고 적었다. 이에 한 브라질 팬이 “그 선수(탄다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선수의 도핑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의 멘탈에 끼칠 영향이 걱정된다”라는 답글을 달자 쉐일라는 “괜찮다”며 “여러분들 상대는 한국입니다.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라고 받아쳤다.
쉐일라는 여기서 한술 더 떠 “미국과 세르비아 중 어느 쪽이 좋을까?”라는 글을 올리며 브라질의 결승행을 기정사실화하고 한국을 은근하게 깔아뭉개는 발언을 이어갔다.
다른 누리꾼이 “한국은 8강전에서 터키를 이겼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라고 답을 달자 쉐일라는 별다른 사과나 언급 없이 자신이 올렸던 트윗을 삭제했다.
이밖에도 대다수의 브라질 팬들은 탄다라를 향한 한결같은 믿음을 보여주며 남은 선수들의 승리를 응원하고 있다. 이들은 “탄다라에게 일어난 일은 잠시 후 경기를 치를 브라질 팀을 불안정하게 할 전략일 뿐이다” “아무 일도 아닐 거다” “우리는 그녀들을 믿는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과 브라질은 6일 오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결승행을 놓고 맞붙는다. 브라질은 전통적인 배구 강국으로 ‘김연경 같은 선수가 6명 있다’고 평가받는 팀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