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제창이 왜 비난 받아야 합니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명절 가족모임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한다고 밝힌 뒤 일각에서 ‘국가주의’ 등의 비판이 나오자 고(故) 최영섭 대령의 네 며느리들이 이렇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6일 실명을 내건 성명을 내 “최근 언론보도에서 저희 가족들이 모두 모였을 때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는 보도가 나간 뒤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걸 보았다”며 “애국가를 불렀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아버님의 명예까지 훼손당한다는 생각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어떤 분들은 ‘전체주의’ ‘파시스트’라는 표현까지 쓰는가 하면 심지어 ‘시아버님, 그건 네 생각이고요’라고 조롱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지난 5일 라디오에 출연해 “(가족행사 애국가 완창은) 좋게 해석이 잘 안 되고 국가주의 같은 냄새가 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최 대령의 며느리들은 “아버님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걱정을 많이 하셨고, 2018년 설날 모임 때 ‘우리라도 애국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라고 하셔서 다 함께 애국가를 4절까지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은 아버님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삶을 존경한다”며 “누군가는 ‘가족강제가 아니냐’고 비판하지만, 아니다. 나라가 잘 된다면 애국가를 천번 만번이라도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버님은 결혼을 하면 여자는 이름이 없어지고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것에 반대하면서 돌아가실 때까지 ‘○○야’하며 며느리들 이름을 불러줬고, 친자식처럼 따뜻하게 대해줬다”며 “저희는 애국가를 부르는 게 부끄럽지도, 괴롭지도 않다”고 했다. 이어 “부디 저희 아버님 명예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말아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 전 원장도 지난 5일 라디오에 나와 관련 질문을 받고 “몇 년 전 아버님이 나라를 사랑하자는 의미에서 제안해서 시작한 것”이라며 “저희 집안 며느리들은 기꺼이 참석하고 아주 같은 마음으로 애국가 열창했다”고 답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