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한미훈련 연기론에 “친북 정치가 안보 좀먹어”

입력 2021-08-06 10:35 수정 2021-08-06 10:4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대통령 진실 고백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여권에서 제기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 주장에 대해 6일 “북한 김여정이 기침하니 모두가 머리를 조아리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여정의 한·미 연합훈련 취소 요구 한마디에 정부·여당이 휘청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일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 실시 전망에 대해 “기분 나쁜 소리” “재미없는 전주곡”이라며 훈련 연기·취소를 요구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은 군 수뇌부에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당부하고, 범여권 국회의원 74명은 훈련을 연기하자는 성명을 내며 발 빠르게 호응하고, 정보기관 수장은 아예 대놓고 유연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의 모습에서 국격이나 안보 의식, 자존심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9·19 군사합의 이후 지난 3년간 한·미는 연대급 이상에서 총 한 발을 같이 쏴본 적이 없다”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만 한다. 한·미 연합 전력이 ‘키보드 게임 전사’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을 이고 살면서 방어훈련조차 못 하는 나라가 과연 나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한 마디로 친북 정치가 안보를 좀 먹고 있다”며 “안보가 친북 정치에 휘둘리니, 국이 군답지 못하고 기강도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계속되는 경계 실패, 끊이지 않는 성폭력, 장병 부실 급식,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등이 모두 ‘군답지 못한 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 정도면 안보 유기 정권 아닌가. 훈련 없이 군대가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나”고 반문하면서 “약한 군대는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비핵화와 전혀 무관한 통신선 복원 대가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이러한 비정상적인 요구에 굴복한다면 다음엔 더 큰 요구, 더 허무맹랑한 조건을 들이대며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우리를 무장 해제시키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국내 정치용 이벤트성 남북관계에 집착하지 말고 대한민국 군 통수권자로서 당당하게 국가안보 직무에 충실하시기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