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지난 4일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터키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해낸 이후 배구 신드롬의 주역인 김연경 선수를 향해 일본 내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5일 일본 SNS와 온라인커뮤니티는 김연경의 폭발적인 플레이에 열광하고 그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목소리로 뜨겁게 달궈졌다.
한국 배구 여제의 활약으로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한국과 맞붙은 일본이 비록 패배를 맛봤음에도 일본 내 팬심은 그의 스타성에 열광하고 있다.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김연경 선수의 사진에 재치있는 제목을 다는 이른바 ‘김연경 놀이’가 하나의 ‘밈’(meme·온라인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짤, 영상, 트렌드 등)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가장 많이 사용된 사진은 지난달 31일 한·일전 경기 중 찍힌 김연경의 모습이다. 이 사진 속 김연경은 1세트에서 이소영 선수의 등에 손을 올리고 몸을 낮춰 눈을 마주치면서 무언가 말하고 있다. 한·일전 내내 불타는 열의를 보였던 김연경은 해당 사진 속에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그런 탓에 이 사진은 앞뒤 맥락을 모른 채 얼핏 보면 상대방을 추궁하거나 쏘아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 ‘김연경 놀이’ 밈에 단골 손님이 됐다.
일부 누리꾼은 이 사진에 “다음엔 너한테 달렸어, 알겠어?” “괜찮아, 난 최강이야” 등의 멘트를 다는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나라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나?” “화내지 않을게. 솔직히 말해봐” 등의 멘트를 붙이기도 했다.
“경기 중에는 엄마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지?”라는 멘트 등으로 김연경이 선수들의 맏언니로 ‘엄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을 풀어낸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캐로로 중사 DVD 반납 오늘까지야, 알아?” “어제 냉장고에 있던 케이크, 먹었지?” 등 재밌는 상황을 연상시키는 ‘김연경 밈’도 다양하게 이어졌다.
이 같은 밈으로 다시금 주목받은 김연경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은 “나도 당황할 때 김연경 언니한테 진정하라는 말 듣고 싶다” “일본을 응원하면서도 동시에 김연경도 응원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한·일전 여자 배구 경기가 끝난 후 일본 트위터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김연경의 이름이 상위에 올랐다. 일본의 대표적인 뉴스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에서도 김연경의 뉴스가 상위권을 점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