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로 잡는다…韓 여자배구, 6일 강호 브라질과 리턴매치

입력 2021-08-05 15:58 수정 2021-08-05 16:08
서브하는 김연경. 연합뉴스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 확보까지 단 1게임 남았다.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셧아웃 패배를 안긴 강팀 브라질이지만, 여자배구 대표팀은 물오른 서브 감각을 앞세워 기적적인 승리를 노린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전에서 브라질과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세계랭킹 11위 한국은 8강에 이어 4강에서도 ‘언더독’이다. 한국은 랭킹 2위 브라질을 상대해 역대 18승 45패로 크게 뒤졌다.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도 한국은 브라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시간28분 만에 끝난 0대 3의 완패였다. 공격득점(33-52) 블로킹(3-10) 서브(0-1) 등 모든 영역에서 열세였다. 브라질은 페르난다 로드리게스와 가브리엘라 기마레스가 각각 17, 16득점을 올렸고, 한국은 김연경(12득점)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그만큼 브라질의 전력은 강하다. 라바리니 감독은 터키전이 끝난 뒤 “브라질과 터키의 시합을 비교했는데 공격 효율성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고 평가했다. 8강전에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터키보다 브라질의 공격력을 더 높이 본 것이다.

다만 한국 선수들은 숱한 열세 예측을 뒤엎고 터키전 승리를 쟁취했다. 강점인 서브가 어떤 경기보다도 더욱 날카롭게 들어갔다. 김희진의 강서브는 물론이고 김수지와 박은진의 목적타 서브가 정확히 터키의 약한 리시버들을 공략해 상대의 공격을 봉쇄했다. 염혜선도 필요한 순간마다 무회전 서브로 상대를 교란했다.

이는 철저한 ‘분석’이 뒷받침된 결과다. 라바리니 감독은 “저희가 강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높이려면 첫 번째 목표가 서브”라며 “어떤 팀과 상대하는지, 누가 서브를 하고 누가 받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터키전에서 라바리니 감독은 상황마다 수신호로 서브 넣을 곳을 지시했다. 박은진은 “감독님이 손가락 사인을 주시는데 그 쪽을 보고 때렸다”고 했다.

4강에 오른 뒤 기뻐하는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대표팀에서 수석코치 역할을 수행했던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라바리니 감독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대팀의 약점을 파고든다. 어떻게 해야 약점을 쉽게 공략할 수 있는지 확률을 따져 치밀하게 연구한다”며 “그 부분이 강팀을 잡을 때 맞아 떨어진다. 손가락 사인도 매 순간 어느 포지션 리시브가 약한지 분석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일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월드컵에서 3대 1 승리를 거둔 것도 서브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터키에 비해 브라질은 레프트도 강하고 블로킹도 높다. (김)연경이도 굉장히 견제 받을 것”이라며 “월드컵 때 브라질을 무너뜨린 건 역시 서브다. 터키전처럼 공략하되 우리 플레이가 더 잘돼야 한다. (양)효진이 (김)희진이가 센터, 라이트에서 연경이를 더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